[한국뉴스타임=편집국] 윤석열 대통령은 10월 27일 안동 병산서원을 방문해 우리 사회 정신문화의 큰 스승인 유림 30여 명과 함께 지역 발전의 해법을 찾는 시간을 가졌다.
대통령의 안동 방문은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해 4월에 이어 약 18개월 만으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안동 유림을 만나 다시 방문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대통령은 박수로 환영하는 유림 어르신들 한분 한분과 악수하고 따뜻한 환영에 감사를 표했다.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국가를 운영하는데 좋은 말씀을 들었다”며 “늘 제게 든든한 힘이 되어주셔서 감사하다”, “어르신들을 뵈니 마음이 아주 편안하다”며 인사말을 시작했다. 대통령은 “어렸을 때 어른들로부터 명재 선생이 관직을 8번 제수받았는데, 안동의 남인 유림과 탕평 발탁을 해주지 않으면 조정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거부하신 이야기를 들었다”며, “안동 유림은 논산의 저희 문중과 수백 년간 교류해 왔다”고 오래된 인연을 언급했다.
대통령은 “유림의 정신은 전통을 존중하고 책임을 다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면서 “전통을 존중하는 가운데서 자기가 국가, 고장, 가족, 직장에서 해야 할 일을 남에게 미루지 않고 자기 책임을 철저하게 하는 것이 유림의 절개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이 전통을 존중하고 책임을 다하는 데서 국가의 발전이 있다”면서 “대통령으로서 전통을 존중하고 전통문화 창달에 노력하고, 국민을 위해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늘 자리를 함께한 정상영 경북향교재단 이사장은 먼저 대통령의 지역 방문과 관심에 감사를 표했다. 정 이사장은 전국의 향교가 234개가 있는데 경북에 38개나 있고, 특히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9개 서원 중 4개가 안동에 있다면서, 그만큼 이곳 안동을 중심으로 종가 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정 이사장은 이곳 병산서원은 류성룡 선생이 임진왜란 이후 징비의 교훈을 남긴 곳으로써 국가 위기 상황을 깨달아 더는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자는 충성심은 오늘날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끝으로 정 이사장은 대통령의 3번째 방문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이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경북 유림이 대 사회적 역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동량 안동시 노인회장은 먼저 대통령이 노인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두시는 것에 감사를 전했다. 이어 김 회장은 안동 지역은 퇴계 선생님께서 16세기에 서원을 지어 지역의 인재가 개발되고 인구가 모여드는 계기가 됐으나, 지금 서울로 인구가 자꾸 모여서 어떤 시군은 소멸 위기에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온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서원 운동 개발에 애써 달라고 요청했다.
학봉 김성일 선생의 종손인 김종길 씨는 예부터 나라가 어렵고 민족이 힘들 때 항상 유림과 선비가 선비정신으로 나라를 지키고 민족을 구하는데 앞장 섰고, 조선 500년을 지켜온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김종길 씨는 근래에 와서는 도덕성이 파괴되고 인간성이 무너지는 반목과 갈등, 차별이 난무해 안타깝다고 하면서 이를 극복하고 서로가 배려하고 잘 살 수 있는 소위 대동사회를 재현하기 위해서는 선비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훌륭한 선비를 많이 양성·배출하는 것이 아주 시급하며, 전통문화를 이어받으려면 한자를 알아야 하는데 현재 학교에서는 한자 교육을 하지 않기 때문에 상용한자를 정규 교과과정에 포함시켜 달라고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류성룡 선생의 종손인 류창해 씨는 서애(류성룡 선생의 호) 선생께서 마지막 유언으로 부국, 애민, 충효에 힘쓰라고 하셨는데, 병산서원을 서애 선생의 정신을 널리 퍼뜨리고 교육시킬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대통령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우리 국민들이 물질적 풍요 속, 정신적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성교육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2010년에 하회마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이 됐지만, 건물뿐만 아니라 그 안에 살아 있는 문화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인적 자원이 있어야 한다며, 대통령에게 지방 소멸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어서 기회가 있으면 다음번에는 하회마을을 방문해 주실 것을 대통령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대통령은 방명록에 “전통에 대한 자부심 국가 발전의 초석”이라고 서명한 후, “유림의 정신은 결국은 애국심과 애민심, 이 두 가지라고 보고 그러한 전통을 우리가 존중하고 긍지를 느낄 때 그것이 국가발전의 기본이 된다는 것을 여기에 표현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이후 정허재(기숙사), 입교당(교식), 동직재(기숙사), 장판각(목판 및 유물보관), 전사청(제수를 준비하는 곳) 등 병산서원을 둘러보고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간담회를 마쳤다. 간담회 종료 후 대통령은 병산서원 관계자로부터 병산서원 내에 서애 류성룡 선생님의 위패를 모신 사당인 존덕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존덕사를 직접 찾아 서애 선생의 위패에 참배했다. 끝으로 대통령은 서원을 떠나기 전 유림과 기념식수(소나무)를 했다.
한편, 오늘 대통령이 병산서원으로 이동하는 길목 길목에 사람들이 마중 나와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했다. 올해로 94세인 김수행 할머니는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선거 유세용 점퍼를 가지고 나와 대통령의 안동 방문을 환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