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타임=편집국] 장애 또는 약물 등의 문제가 있는 가족을 어린 나이에 돌보느라 생계 부담을 떠안고 미래까지 제대로 준비하기 어려운 ‘가족돌봄청소년·청년’을 위해 돌봄수당 지급 등 법·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청소년·청년의 가족돌봄, 독박돌봄에서 사회적 돌봄으로!’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
가족돌봄청소년·청년이란 ‘경기도 가족돌봄청소년 및 청년 지원에 관한 조례’ 기준으로 부모를 포함한 가족 구성원이 장애·질병·정신 이상 또는 약물 및 알코올 남용 등으로 노동능력을 상실해 사실상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34세 이하의 아동, 청소년, 청년을 지칭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2년 가족돌봄청년 실태 조사’에 따르면 만 13~34세 기준 전체 5.6~7.3%가 가족돌봄청소년·청년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어린 나이에 가족돌봄과 생계 부담을 떠안을 뿐 아니라 미래 삶을 위한 학업, 학습, 취업 준비 등을 수행하기 힘든 ‘시간 빈곤’ 상태에 놓여있다.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가사활동에 부담’인 가족돌봄청소년·청년 비율이 34.4%로 일반청년의 4배 이상, ‘삶에 불만족’인 가족돌봄청소년·청년 비율이 22.2%로 일반청년의 2배 이상, 우울감 유병률 비율이 61.5%로 일반청년의 7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가장 필요한 복지서비스’로 생계 지원(75.6%)과 의료 지원(74.0%)을 요구하고 있어 생계비, 병원비, 돌봄비 등을 충당할 소득이 부족하고, 돌봄 장기화 시 청년부채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가족돌봄청소년·청년의 주당 평균 돌봄시간은 21.6시간, 평균 돌봄기간은 46.1개월, 미래 계획이 어려운 가족돌봄청소년·청년 비율은 36.7%에 달했다. 실태 조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2년 4~5월 만 13~34세 4만 3천82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에 연구원은 가족돌봄청소년·청년 문제를 기본권 보장과 미래 삶의 기회균등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지원방안으로 ▲가족돌봄청소년·청년의 면밀한 실태조사 및 법·제도적 지원 기반 마련 ▲돌봄자와 돌봄대상자를 포괄하는 세대통합적·복합적 지원체계 구축 ▲맞춤형 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간지원센터 설치 및 오프라인·온라인 플랫폼 구축 등을 제시했다.
특히 별도 급여를 받지 않는 비공식 돌봄노동에 대해 돌봄수당 지급 및 돌봄 경력인정서 발급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비공식 돌봄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위해 가족돌봄청소년·청년에게 참여소득 유형의 돌봄수당을 지급하자는 주장이다.
김정훈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앙정부 차원의 법적 지원 근거를 하루빨리 마련하고, 가족돌봄청소년·청년 발굴과 면밀한 실태조사를 통해 실효성 높은 통합적 지원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중에도 긴급단기보호시설 확충, 위급상황 시 중복 서비스 허용, 비공식 돌봄노동에 대한 ‘돌봄수당(참여소득)’ 지급 등은 당장 필요하므로, 현행 지원제도를 시급히 재정비해 이를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