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타임=편집국] 포천 한탄강은 주상절리 협곡과 빼어난 경관으로 손꼽히는 관광명소다. 지난 2020년 7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되며 지질학적 가치와 역사, 생태적 가치를 전 세계에 알렸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비공식 한탄강 홍보대사’로 활약한 외국인이 있다. 포천시 신읍동의 이마벳푸 나오코(54) 씨다.
인생의 전환점
나오코 씨는 지난 1998년, 결혼과 함께 포천에 왔다. 특유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성격 덕분에 낯선 곳에서의 생활도 비교적 빠르게 익혀나갈 수 있었다. 그는 “언어와 문화, 습관 등이 달라 오해를 받기도 했고 고향이 그리울 때도 적지 않았다. 그래도 주변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것을 배우게 됐다. 특히 한탄강을 알게 된 것은 내 인생에 가장 큰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한탄강의 진정한 가치, ‘평화’
평소 한국의 남북 분단 상황, 한일 갈등 등에 관심이 두고 안타까워하던 나오코 씨. 우연히 한탄강 관련 행사에 참여했다가 그 매력에 빠져버렸다. 그는 “사람은 편을 가르지만 자연은 잇는다. 남과 북이 휴전선으로 나뉘어 있지만, 한탄강은 그 긴 세월 변함없이 흐르지 않았는가. 한탄강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이어질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이, 또 남과 북이 역사와 정치의 골을 메우고 평화를 얻게 된다면 그 가치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경을 뛰어넘는 열정
한국에서 나오코씨는 동네 문구점 사장님이다. 그렇지만 주변에서 그는 ‘한탄강 홍보대사’로 더 유명하다. 틈만 나면 한탄강지질공원해설사로 활동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해외로도 날아가 한탄강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5월에는 일본 치바현 마쿠하리에서 열린 ‘일본지구혹성과학연합대회’에 참석해 일본 지질관계자들에게 소개자료를 돌리며 한탄강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심사를 앞두고 있던 2020년 9월에는 지질공원관련 학회가 열린 인도네시아 롬복까지 날아가 세계 지질학자, 지질공원 관계자들에게 한탄강이 가진 평화의 의미를 전하며 한탄강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당위성을 설파하기도 했다. 이렇듯 국경을 뛰어넘는 열정으로 지난 2020년 나오코 씨는 포천시 국제명예협력관으로 위촉됐다.
나오코 씨의 소망
나오코 씨에게는 지질학과 관련한 어떤 직함도 없다.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으니 생계와도 관련없다.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 활동하는 것도 아닌 데다 각종 활동에 드는 비용 역시 스스로 부담한다. 그래도 전혀 아까워하지 않는다.
그 이유에 대해 나오코 씨는 “한탄강이기 때문”이라 답한다. 그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한탄강은 평화의 상징이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 모두가 한탄강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라며 “올해 7월 한탄강이 세계유네스코지질공원 재심사를 받는다. 무사히 심사에 통과하여 사람들이 한탄강을 알고, 경험하고, 계속해서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