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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오픈 2023] FR. 우승자 백석현 인터뷰


[백석현 인터뷰]

1R : 9언더파 62타 (버디 9개) 단독 선두
2R : 3언더파 68타 (버디 4개, 보기 1개) 중간합계 12언더파 130타 단독 선두
3R : 1오버파 72타 (버디 5개, 보기 1개) 중간합계 11언더파 202타 공동 선두
FR : 2언더파 69타 (이글 1개, 버디 3개, 보기 3개)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 우승

- 생애 첫 승을 이뤄냈다. 우승 소감은?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행복하다. 이번주 샷이 정말 좋아 대회 기간 내내 자신감이 높았다. 아내를 포함해 부모님과 장인, 장모님께 이렇게 우승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려 기쁘다. 사실 그동안 성적이 좋지 않아 아내가 내 눈치를 정말 많이 봤다.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나 믿고 결혼해 준 사람인데… 지금 TV중계를 보면서 울고 있을 텐데 아내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 최종라운드 18개 홀 중 가장 아쉬웠던 샷은? 그리고 가장 좋았던 샷은?

가장 아쉬웠던 샷은 18번홀 티샷이었다. 티샷을 하기 전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 반면 가장 좋았던 샷은 18번홀의 4번째 샷이었던 벙커샷이었다. ‘인생 최고의 샷’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그 상황이 온다면 똑같이 플레이하지 못할 것 같다. (웃음) 전체적으로 돌아보면 샷이 좋아 사실 8~9언더파 정도의 스코어는 냈어야 했다. 하지만 퍼트가 잘 안 따라줬다.

- 우승을 예감했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단 1번도 없었다. ‘홀 바이 홀’로 플레이했다. 스코어도 리더보드도 보지 않았다. 오직 ‘난 1번홀을 치고 있어’, ‘난 2번홀을 치고 있어’ 이런 식으로만 생각하면서 플레이했다. 16번홀부터 2타 차 선두라는 것을 알았다. 그 때부터 압박감이 들었다. (웃음)

- 왜 스코어를 확인하지 않았는지?

순위를 보고 그 순위로 인해 압박을 받는 것이 싫었다.

- 18번홀에서 마지막 퍼트를 할 때는 어떤 생각이었는지?

‘넣으면 우승이다’, ‘떨지 말자’, ‘후회하지 말자’라고 생각했다. 퍼트에 성공하고 난 뒤 머리속이 새하얘졌다. 우승을 확정한 뒤에도 ‘내가 우승을 한 것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믿기지 않았다. 우승 순간을 축하해 준 동료 선수들과 이렇게 우승을 하기 전까지 아낌없이 도와주신 메인 스폰서인 휴셈 사장님께 정말 고맙다. 그리고 격하게 축하해 준 김봉섭 선수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어렸을 때부터 친한 사이고 힘들 때 곁에서 큰 힘이 되어 줬다.

- 최종라운드에도 ‘노룩 퍼트’를 했는지?

‘노룩 퍼트’도 많이 했다. 1번홀부터 3번홀까지 샷이 좀 흔들렸는데 ‘노룩 퍼트’로 파 세이브를 하며 타수를 잃지 않았다. 4번홀에서 이글을 잡아낸 뒤부터 분위기를 탈 수 있었다. 그린 경사가 심한 경우나 내리막 퍼트를 해야 할 때는 공을 봤다. 공을 안 보면 거리감을 파악하기가 힘들다. 마지막 홀 같은 경우에는 손만 봤다. 정말 떨려서 공도 홀도 보지 못했다. (웃음) 사실 예전에는 자신 있는 부분이 퍼트를 포함한 쇼트게임이었다.

- 앞으로도 ‘노룩 퍼트’를 계속할 예정인지?

일시적인 방법이다. 사실 수요일 연습라운드 하는 도중 ‘노룩 퍼트’를 시도했는데 잘 돼서 이번 대회에 적용해봤다. 또한 다음주부터는 브룸스틱 퍼터를 쓸 예정이다. 원래 이번 대회에서도 브룸스틱 퍼터를 쓰려고 했는데 규정에 맞지 않아 퍼터를 바꿔서 출전했다.

- 태국 싱하투어에서 우승 경력이 있다고 했는데?

태국에서만 5승을 했다. 태국 내에 여러 투어가 있는데 그 투어에서 우승한 것을 합하면 5승이다. 메인 투어에서만 5승을 한 것도 아니고 아시안투어로 열린 대회에서 우승한 적은 없다.

- 태국은 언제 갔는지?

중학생이 되자마자 태국으로 이민을 갔다. 16~17년 정도 태국에서 지냈다. 태국 아마추어 대회에서 우승을 많이 했다. 가끔은 미국 주니어 대회에서도 상위권에 진입할 때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싱하그룹의 후원을 받게 됐다. 당시 싱하그룹에서는 태국말을 잘하다 보니 태국인 인줄 알고 나를 후원했다. (웃음) 지금도 왼쪽 팔에 싱하그룹의 로고가 부착되어 있다.

- 해외투어 생활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는지?

일단 태국에서 프로 데뷔를 했고 태국투어, 아시안투어, 일본투어 등에서 활동했다. 군 생활을 사회복무요원으로 활동했다. 군 전역 후 아시안투어 큐스쿨에 응시하려고 했는데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했다. 생각보다 길어져 한국에 머물며 2부투어인 KPGA 스릭슨투어를 뛰면서 국내 무대에 안착했다.

- 체중을 50kg을 감량했던 적이 있는데? 비결은?

140kg가 넘었던 시절이 있었고 8개월 간 62kg을 감량했다. 운동보다는 식단 조절이 중요한 것 같다. 체중 감량을 마음먹고 3개월간은 탄수화물과 염분을 섭취하지 않았다. 그 기간동안 30~40kg 정도가 빠졌던 것 같다. 이후에는 감량 속도가 저조해 운동량을 2배로 늘리기도 했다. 탄수화물도 섭취하기 시작했다.

- 현재 몸무게는?

‘노 코멘트’ 하겠다. (웃음) 성적이 좋지 않으면 먹는 것으로 푼다. 그러다 보니 최근 체중이 더 불었다. 1라운드 후 95kg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그건 3개월 전 체중이다. 이후에는 체중을 재보지 않았다.

- 우승 상금은 어떻게 쓸 예정인지?

일단 아내에게 다 맡길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우승 공약을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걸었는데 그것부터 지켜야 할 것 같다. 나는 그래도 우승했으니까 사고 싶은 것 하나 정도만 살 예정이다. (웃음) 우승 상금의 액수보다는 우승이라는 것을 했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싶다. 또한 그동안 시드 유지에만 급급했는데 이제는 여유가 생겨서 정말 좋다.

- 현재 코치가 있는지?

아마추어 시절 ‘매경오픈’을 우승했던 에디 리(이승용)다. 군 전역 이후부터 배우고 있다. 그립도 바꾸고 샷 구질도 드로우에서 페이드로 바꿨다. 변화를 주고 나서도 좋은 결과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나도 고생했지만 그 분은 더 힘들었을 것이다. 이렇게 우승을 하게 돼 이제 홀가분하다.

- 캐디가 외국인인데. 국적은?

말레이시아다. ‘제42회 GS칼텍스 매경오픈’부터 6주 동안 함께하기로 했다. 곁에서 내 감정을 잘 조절해주고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면 조언을 잘 해준다. ‘프로페셔널’한 캐디다. (웃음)

- 향후 목표는?

사실 올 시즌 목표가 결혼한 뒤 아내와 장인, 장모님께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1라운드부터 TV에 많이 나왔고 우승까지 해 첫 번째 목표는 이뤄냈다. 이제는 1승 그 이상을 거둔 선수가 되고 싶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시드 4년을 받았다. 4년이라는 여유가 생겼으니 스윙 등 부족한 점을 보완해 더 나은 선수가 되겠다. 일단 올해는 국내 투어에 집중할 것이다. 연말에는 해외투어 큐스쿨에 응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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