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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 가치를 셈할 수 없는 문화나눔의 실현

포천 선단동 출신 이웅묵 씨

[한국뉴스타임=편집국] 문화재는 민족의 삶과 정신이 담긴 보물이다. 한 나라의 문화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로 박물관을 꼽는 이유다. 한 문화유산 수집가가 지역의 미래를 위해 평생 모은 유물을 포천시에 영구 기증해 화제가 되고 있다. 포천 선단동 출신 이웅묵(83)씨다.

높은 문화의 힘을 포천 후배 시민에게

이웅묵 씨가 문화유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약 46년 전, 직장 문제로 아무 연고 없는 지역으로 발령을 받고 나서부터다. 그는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을 하느라 다소 지쳐있었다. 우연히 들른 골동품상에서 고서화와 자기 등을 구경하게 됐는데 꽤 마음의 안식이 됐다. 문화의 힘을 그때 처음 체험했다”면서 “높은 문화의 힘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내 고향 후배들도 이 행복을 함께 누렸으면 좋겠다. 이것이 내가 문화유물을 기증한 이유”라고 말했다.

가치를 셈할 수 없는 문화 나눔

자기와 목기, 서책과 서예류, 동양화, 병풍 등 이웅묵 씨가 포천에 기증한 유물은 총 311점. 2015년부터 올해까지 총 세 번에 걸쳐 그동안 소장하던 모든 문화유물 컬렉션을 포천시민에게 기증했다. 기증유물 중에는 연화문 상감 대접, 연화문 상감 유병, 국화 인화문 향합 등 12세기경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청자와 ‘어리숭하게 생긴 둥근 맛’으로 세계에 각광받고 있는 조선백자 달항아리와 같이 그 가치를 셈하기 어려운 문화재도 포함되어 있다. 모든 기증품은 검수를 거쳐 포천시 공립 박물관인 포천 역사문화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포천시립박물관 건립 초석

지난 2015년 7월에 개관한 포천 역사문화관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시대별로 보여주는 포천지역 최초의 공립 박물관이다. 개관 당시에도 이웅묵 씨는 선단동에 거주했던 조선 후기 관료 이종국 선생의 고문서를 기증하며 인문학 연구에 도움을 주었다. 이종국 선생은 1880년에 증광문과 을과에 급제한 후 승문원 사과, 진선사 장선, 홍문관 시강 등을 거친 인물이다. 그가 남긴 문서들은 당시 포천의 시대상과 주민의 생활상을 등을 엿볼 수 있는 지역사회의 귀중한 기록물로 평가받고 있다.

문화유산 가치의 재창조를 위한 나눔 필요

이웅묵 씨는 그의 문화유물 컬렉션에 대해 ‘젊은 시절의 전부나 다름없는 보물’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선뜻 기증 것은 ‘소중한 것일수록 나눌 때 가치가 커진다’는 평소 신념 때문이다. 그는 “아무리 대단한 유물이라도 개인이 ‘나만의 것’으로 묶어둔다면 그 가치는 딱 거기까지다”라면서 “포천시립박물관이 건립된다고 들었다. 소장 중인 문화재가 있다면 우리 포천의 미래를 위해 소장 중인 문화재를 기증하길 권하고 싶다. 문화유물은 여럿이 함께 보고 느낄 수 있게 될 때 전시, 교육, 학술연구가 이뤄지며 본연의 것 그 이상의 새로운 가치가 재창조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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