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타임=편집국]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관장 정성희)은 오는 5월 3일부터 9월 10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기획전 《동백꽃은 지고 봄은 오고-유배지에서 쓴 정약용의 시와 편지》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유관 기관 간의 연대와 상생을 위해 강진군 다산박물관, 남양주시립박물관과 공동으로 기획했다. 남양주와 강진은 각각 정약용 선생의 고향과 유배지로, 선생의 일생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의미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실학박물관은 2010년 기획전 《다산과 가장본 여유당집》을 시작으로 정약용을 주제로 한 기획전을 다섯 차례 개최했다. 그간의 전시는 실학자 정약용의 학문적 업적을 조명했으나, 이번 전시는 학자적 면모에 가려졌던 정약용의 인간적인 면모를 살펴보고자 기획했다.
전시는 다산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부모·형제·자녀 등 가족과 주고받은 편지와 글에 주목하여, 1부 ‘유배길에 오르다’, 2부 ‘유배지 강진과 고향 마재’, 3부 ‘홍혜완의 남편’, 4부 ‘아버지 정약용’, 5부 ‘그리운 형제’ 총 5부로 구성했다. 보물 『다산사경첩』을 비롯해 『상심낙사첩』, 『매화병제도』, 『이암추음권』 등 정약용의 친필 편지와 그림 작품 3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1부 ‘유배길에 오르다’에서는 정약용이 1801년 신유박해에 연루되어 먼 유배길을 떠나며 가족·친지와 이별하는 순간의 심경을 읊은 시를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2부 ‘유배지 강진과 고향 마재’에서는 정약용이 40세에서 57세에 이르는 18년이라는 시간을 강진에서 보내며, 부모·형제와의 추억이 깃든 곳이자 처자식이 있는 고향 마재(현 남양주시 조안면)를 그리워하며 읊은 시와 관련 유물을 만날 수 있다.
3부 ‘홍혜완의 남편’에서는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유배지에서 자신을 대신해 집안을 건사해야 했던 부인 홍혜완을 향한 미안함과 애틋한 심경을 보여준다. 결혼 30주년을 맞았지만, 유배지에서 찬 겨울을 나고 있을 남편 정약용을 걱정하며 부인 홍혜완이 보낸 시도 감상할 수 있다.
4부 ‘아버지 정약용’에서는 유배지에서 접한 막내아들 농아의 사망 소식에 비통해하며 쓴 편지, 두 아들 학연과 학유를 다독이고 훈육했던 편지, 딸의 결혼을 축하하며 보낸 시화(詩畵) 등을 통해 아버지로서의 면모를 조명했다.
5부 ‘그리운 형제’에서는 정약용이 ‘나를 알아주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표현한 둘째 형 정약전과의 형제애를 다루었다. 정약전은 정약용과 더불어 신유박해 때 흑산도로 유배됐고, 유배지에서 생을 마쳤다. 형제는 나주 율정 주막집에서 이별한 후 두 번 다시는 재회하지 못했지만, 바다를 사이에 두고 편지를 주고받으며 수시로 서로에게 안부와 그리운 마음을 전하고 학문적 관심사를 공유했다.
정성희 실학박물관장은 “정약용 선생이 길고 험한 유배 생활에도 좌절하지 않고 수많은 저서를 집필할 수 있었던 원천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라며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준비한 이번 전시가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개막식은 5월 3일 오후 3시 실학박물관 1층 로비에서 열린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오후 5시 30분 입장 마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