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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아트센터 새로운 미술관 경험을 위한 《즐거운 감상법 제안》

천천히 속도를 늦추고 바라보는 감상법 '보다, 천천히'

[한국뉴스타임=편집국]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관장 김성은)는 2023년 연간 《즐거운 감상법 제안》을 통해 관람객에게 새롭고 즐거운 미술관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즐거운 감상법 제안》은 미술관 본연의 기능인 작품의 ‘실물 감상’에 중점을 두고, '보다, 천천히', '보다, 함께', '보다, 자세히'로 구성된 프로그램이다. 여기에서 ‘보다’는 작품을 시각적으로 ‘바라보다(Look)’는 의미뿐만 아니라, 어떤 일을 경험함을 나타내는 ‘해보다(Try)’의 의미와 함께 ‘한층 더(more)’라는 의미를 모두 포괄한다.

다중적인 의미를 통해 감상자가 ‘보다’라는 행동을 다양하게 해석하고 그 의미를 적용해 감상의 방식도 다채롭게 행할 수 있도록 명명한 것이다.

《즐거운 감상법 제안》의 첫 번째이자 대표적인 '보다, 천천히'는 관람자에게 작품 감상의 시간을 늦추어 보는 방식을 제안한다.

2019년 런던 테이트 모던 갤러리 연구에 따르면 관람객은 한 작품에 평균 8초간 머문다고 한다.

천천히 보는 감상법은 예술을 더 참을성 있게 바라보고 더 깊이 있게 바라봄으로써 관람객 스스로가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백남준아트센터의 '보다, 천천히'는 관람객 스스로 작품 감상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감상용 키트(감상용 의자, 타이머, 활동지)를 제공하고, 3-3-3 법칙에 따른 감상 방법을 제시한다.

최소 3분 동안 한 작품을 바라보고, 3번 다른 방법(혹은 위치)에 따라 감상해보고, 미술관이 제안하는 3가지 키워드를 생각하며 감상해보는 것이다. 감상의 시간을 늦추고, 시각의 높이나 위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분명 작품의 새로운 면모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보다, 천천히'는 11월까지 문화가 있는 날인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운영되며, 백남준아트센터 로비에서 감상용 키트를 이용해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이처럼 작품을 천천히 보는 감상법은 국제적 예술 행사인 ‘슬로우 아트 데이’의 일환으로도 이루어지며, 2023년 슬로우 아트 데이인 4월 15일에는 특별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두 번째 감상법 제안은 '보다, 함께'이다. 작품을 매개자와 함께 보며 정보를 얻거나 감상을 공유하며 나의 감상을 확장해보는 방법이다. 백남준아트센터는 학예사, 테크니션, 작가, 도슨트 등 다양한 매개자와 함께 전시와 작품을 감상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작품 자체에서 보여지는 것 외에 작가의 의도, 작품 재료, 제작 과정 등 정보를 얻게 됨으로써 작품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보다, 함께'는 3월 29일 신소장품전 《시간을 소장하는 하는 일에 대하여》의 기획자와 함께 전시를 감상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간 비정기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세 번째 제안 '보다, 자세히'는 백남준아트센터에서 하반기 온라인으로 발간 예정인 '기술보고서'를 기반으로 한다. 백남준의 작품은 대체로 기술적 설치가 수반되는데 관람객이 전시장에 있는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다.

보고서는 물리적·전기적·비디오 연결과 작동을 상세히 도식화하여 보여줌으로써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보다, 자세히'는 이 보고서와 함께 작품의 숨은 이면을 자세히 살피고, 기술에 대한 이해를 통해 작가와 작품에 깊이 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정은 하반기 중 공개되고, 온라인 사전 예약으로 진행된다.

우리는 팬데믹 상황을 거치며 온라인과 가상현실을 통해 예술을 경험하는 것에 익숙해졌고, 미술관 또한 온라인을 통한 콘텐츠 확산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결국 미술관의 본연의 가치는 실물 작품을 감상하는 것에 있다.

이번 《즐거운 감상법 제안》을 통해 미술관은 본연의 가치를 획득하고 감상자들도 다시 작품 앞에 서서 실재만이 줄 수 있는 아우라와 감동을 느끼며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을 만들기를 바란다.

슬로우 아트 데이(Slow Art Day)는 2010년부터 시작된 국제적 예술 행사로 매년 4월마다 개최된다.

이날은 미술관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평소보다 작품을 천천히 감상하며 관람객이 예술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돕는다. 현재까지 국제적으로 1,500개 이상의 박물관과 갤러리가 참여했다.

2023년은 백남준아트센터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참여기관으로 목록에 이름을 올렸고, 대부분의 참여기관들이 회화, 조각 등 전통 예술을 주로 다루는 반면, 미디어아트를 주로 다루는 백남준아트센터의 참여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백남준은 그의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 ? 전자 텔레비전》(1963) 개최 후 작성한 글인 '실험TV 전시회의 후주곡'(1964)에서 “어쨌든 당신이 나의 TV를 보게 된다면 제발 30분 이상 지켜보기 바란다.”라고 했다.

공간예술을 주로 다루었던 미술관에 백남준이 미디어아트를 통해 시간예술을 도입하고 그에 따른 관람의 방식을 제안한 것이다. 하지만 백남준의 첫 개인전이 열렸던 1963년 이후 60년이 흐른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전통적 공간예술의 관람행태로만 작품을 감상하기도 한다.

예술을 감상하는 것에 정답은 없지만, 슬로우 아트 데이에서 지향하는 ‘시간을 들여 감상하기’, ‘감상 공유하기’를 통해 우리가 예술의 또 다른 면모를 만날 수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2023년 슬로우 아트 데이인 4월 15일에는 백남준아트센터에서 '보다, 천천히'와 '보다, 함께'가 결합한 형태의 특별 프로그램 '함께하는 보다, 천천히'를 운영하며, 참여자들과 색다른 감상 경험을 공유 할 예정이다. 자세한 안내는 백남준아트센터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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