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타임=편집국] 소속팀 선배이자 레전드인 위르겐 클린스만을 대표팀 감독으로 만나게 되는 손흥민(토트넘 훗스퍼)은 ‘굉장히 특별하다’는 소감과 함께 새로운 대표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20일 오후 파주NFC에 소집돼 첫 훈련을 치렀다. 국가대표팀은 파주에서 진행되는 3일간의 훈련 후 22일 울산으로 이동해 24일 저녁 콜롬비아와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28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의 A매치 2연전을 치른다.
20일 오후 늦게 파주에 입소한 손흥민은 21일 오전 훈련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나섰다. 손흥민은 “대표팀은 항상 영광스러운 자리다. 사실 월드컵이 항상 여름에 진행됐는데, 이번에는 겨울에 진행하고 이렇게 첫 소집하게 돼서 기쁘다. 새로운 감독님과 발을 맞춰볼 생각에 설레기도 한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파주NFC에서 만난 손흥민과의 일문일답]
- 새로운 감독 체제에서 시작되는 대표팀에 대한 기대감도 있을 텐데.
대표팀은 항상 영광스러운 자리다. 사실 월드컵이 항상 여름에 진행됐는데, 이번에는 겨울에 진행하고 이렇게 첫 소집하게 돼서 기쁘다. 새로운 감독님과 발을 맞춰볼 생각에 설레기도 한다.
- 어제 클린스만 감독님과는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감독님과 주로 훈련 스케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선수들한테 얼마나 자유를 주실지, 운동장이 바뀌는 부분에 대한 내용이다. 전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특별히 얘기를 나눈 바 없다. 훈련을 차차 진행하면서 얘기를 나눌 것 같다.
- 토트넘 선배이자 전설적인 공격수를 감독님으로 만나는 소감은.
굉장히 특별하다. 저희 구단에서도 감독님을 선수 때 보신 분들도 있고 또 직접 같이 구단에서 생활하셨던 분들이 계시다. 감독님에 대해서 얼마나 평이 좋은지에 대해서도 구단에서도 상당히 얘기를 많이 했었다. 감독님과 그렇게 길게 얘기 나누지 않았지만 짧은 대화를 통해서도 얼마나 좋은 분이고 또 얼마나 선수들을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 구단에서도 너무 좋은 분을 만나 다행이라고 해서 더 기대됐다.
- 클린스만 감독님에게 기대하는 부분이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저희가 어떻게 감독님한테 빨리 맞추느냐가 더 중요할 것 같다. 감독님이 어떠한 옷을 입혀주느냐에 따라서 선수들의 특성과 색깔이 잘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훈련하면서 감독님이 어떤 스타일을 추구하는지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저희가 감독님한테 특별히 원하는 것은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서 더 많이 신경 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만큼 많은 정보, 좋은 경험을 충분히 가지고 있으니까 그런 것들을 저희 선수들한테 같이 공유해 주시면 분명히 좋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 너무 많은 것을 바라기보다는 차근차근 단추를 좀 맞춰가는 게 중요할 것 같다.
- 메인 훈련이 오후 훈련에서 오전 훈련으로 바뀌었다. 시차 적응도 필요하고 할 텐데 힘들거나 낯설지는 않은지.
사실 유럽에서 바로 오면 시차 적응도 힘들고 잠을 잘 자지 못하는 건 사실이다. 한국에 있다가 영국에 가는 것보다 영국에서 한국에 오는 시차 적응이 조금 더 힘든 것 같다. 벤투 감독님 계실 때도 오전 운동을 좀 가끔 진행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괜찮다. 저는 선수로서 개인적으로 오전 운동을 하는 거를 되게 선호한다. 만약에 제가 잠이 부족하다 싶으면 오후에도 제가 좀 부족한 잠을 좀 잘 수 있게 컨디션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특별히 좀 많아지는 것 같아 좋다. 어떤 쪽이든 분명히 장단점이 존재한다. 저는 오히려 오전 운동하는 걸 좋아하고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오전 운동을 선호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충분히 좋다고 생각한다.
- 클린스만 감독님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1-0보다 4-3이 좋다고 했는데 공격수 입장에서 부담이나 책임감이 될 수도 있다.
모든 선수가 골을 넣고 싶어 하고, 많은 골을 넣어 경기에서 이기고 싶어 한다. 그런 경기가 항상 없었기 때문에 매 순간순간이 어려웠고 쉽지 않은 경기를 해왔다. 저도 공격수이지만 매 순간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내가 어떻게 하면 팀을 도울 수 있을까, 어떤 찬스가 왔을 때 어떻게 마무리를 지어야 될까하는 생각을 갖고 들어간다. 어제 영권이형이 얘기했다시피 저희가 4-0으로 이길 수 있으면 4-0으로 이기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그만큼 공격적인 축구, 또 화끈한 축구를 하시겠다고 했으니 저희 선수들이 또 잘 맞춰야 한다. 부담이라기보다는 서로서로 즐기면서 해야 한다. 지금 선수단은 서로 호흡도 많이 맞춰봤고, 실질적으로 경험도 많이 했기 때문에 서로의 장점을 다 알고 각자 어떤 플레이를 좋아하는지 안다. 이런 부분들을 저희가 잘 살려서 감독님이 원하시는 공격적인 축구를 좀 할 수 있을 것 같다.
- 새 감독 체제에서도 주장직을 계속 이어가는지.
잘 모르겠다.
- 감독님의 현역 시절 경기 장면이나, 미국 대표팀 감독 시절 경기를 혹시 찾아보거나 한 게 있는지.
아직 그러지 못했다. 감독님이 다른 팀에 있었을 때는 그 팀의 선수들에 맞춰서 플랜을 짜셨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 저희 선수들은 감독님이 계셨던 팀과는 다른 선수들이고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다. 감독님이 이런 축구를 하시는구나 저런 축구를 하시는 것보다 저희가 어떻게 저희만의 색깔들을 감독님한테 잘 비춰드릴지가 중요하다.
- 지금 또 대다수 선수들은 이제 다시 주전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새 감독님도 오셨고 팀 분위기도 좀 많이 올라왔을 것 같은데 고참으로 보시기에 팀 분위기는 어떤지.
어제 저녁에 합류해서 분위기가 좋다 나쁘다 할 것도 없이 정신 없이 밥만 먹고 바로 잔 스케줄이었다. 선수들 모두 월드컵 끝나고 나서 이렇게 처음 소집하는 건데도 불구하고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월드컵의 효과가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한다. 월드컵으로 분명히 자신감을 얻은 친구들도 있고 좋은 경험을 한 친구들도 있기 때문에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게 가장 어떻게 보면 중요한 사안인 것 같다.
- 코치님들이 유럽에 계시는데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로서 좀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을지.
아까도 얘기했다시피 감독님 코치님들이 분명히 저희가 경험하지 못한 부분들을 많이 경험했다. 축구계에서 오래 계셨다 보니 많은 것들을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선수들한테는 작은 조언 하나 작은 정보 하나가 큰 도움이 된다. 지금 K리그에 뛰고 있는 선수들도 저도 마찬가지다. 선수들도 이런 부분에 있어서 주저 없이 거침없이 가서 물어보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 어떻게 해야 할 지 서로 정보를 공유한다면 플러스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이런 부분들을 인지하고 있다.
- 4년 전과는 리셋이 됐다. 당시 벤투호에 소집됐을 때 소감과 지금이랑 좀 어떻게 다른지.
비슷한 것 같다. 여기서 제가 감독님에 대해서 평가할 위치도 아니고 4년 전 기분을 사실 정확하게 기억하기도 힘들다. 감독님이 얼마나 같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벤투 감독님과 4년 동안 함께 하면서도 좋은 시간과 어려운 시간이 있었다. 그러나 저희가 같이 이렇게 흔들리지 않고 같이 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저희가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항상 믿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감독님도 되게 오랜 기간을 두고 선임되신 거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많이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매번 좋을 수는 없다. 안 좋을 때도 저희가 분명히 얻어내는 것들,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기자님들도 마찬가지로 선수들 스태프들까지 하나로 똘똘 뭉쳐 가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사실 벤투호 소집 당시에는 아시안게임 끝나고 너무 기분도 좋았고 제가 감독님을 어떻게 맞이했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월드컵이 끝나다 보니 조금 더 냉정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된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도 든다.
-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감독님께서 잡으셨다. 선수로서 마지막 남아 있는 목표 중 하나일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누구나 우승을 꿈꾸고 누구나 축구하다 보면 우승하기 위해서 싸운다. 그러나 우승은 공짜로 들어오는 게 아니다. 어떻게 보면 1년도 안 남은 시간 동안 선수들끼리 잘 준비해야 한다.
저도 아시안컵 결승, 준결승, 8강에서 떨어져 봤다. 물론 제가 간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런 것들이 좋은 경험이 돼서 이번 아시안컵을 준비할 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오랜 시간 한국에 들고 오지 못한 아시안컵 트로피를 다시 한국으로 가지고 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