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타임=편집국]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국가대표팀 신임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 우승을 다짐했다. 더불어 장기적으로는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당찬 목표도 제시했다.
지난 8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클린스만 감독이 이튿날인 9일 오후 2시 파주NFC 대강당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팀에게 트로피와 우승은 매우 중요하다. 단기적인 목표는 아시안컵 우승”이라며 “한국은 2002년 월드컵 4강에 진출한 바 있다. 목표는 항상 높게 잡아야 한다. 월드컵 4강이 대표팀의 중장기적인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달 27일 축구 국가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독일 출신의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과의 계약기간은 3월부터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이며, 재임 중 한국에 거주하는 것을 계약 조건으로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도자로서 독일 대표팀(2004~2006)과 미국 대표팀(2011~2016) 감독을 역임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독일 대표팀을 3위에 올렸다. 미국 대표팀 감독 시절에는 2013년 북중미 선수권에서 우승했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가진 축구 철학과 대표팀 운영 방침, 그리고 자신을 보좌할 코칭스태프 및 기술자문에 대해 상세히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과의 일문일답]
-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에 부임한 소감
먼저 환영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새벽 5시에 입국을 했는데도 많은 분들이 반겨 주셔서 감사했다. 특히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분들이 많이 나와 주셔서 감사했다. 한국 국가대표팀을 맡게 되어 상당히 기대된다. 대한축구협회와 함께 확실한 목표를 통해 대표팀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 감독님이 가장 우선시하는 축구 가치와 철학은. 이를 어떻게 한국 축구에 접목하실 건지.
제가 공격수 출신이기 때문에 공격을 선호한다. 예를 들면 1-0보다 4-3 승리를 선호한다. 감독으로서 선수에게 맞춰가야 하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선수들이 어떤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지켜보고 접근할 예정이다. 감독은 배움의 자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것이 최적의 방법인지 지켜보고, 이길 수 있는 철학을 팀에 가져오려 한다.
아시안컵이 10개월 정도 남았다. 이 기간에 빠르게 배우려고 하며 자신이 있다. 제가 한국 축구에 적응하는 것도 있을 것이고, 한국 축구가 제 철학에 적응하는 과정도 있을 것이다. 카타르에서 열릴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
- 경력 단절 기간이 꽤 길었는데, 이를 채우기 위해 스스로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는지.
감독으로서는 마지막에 헤르타 베를린에서 3달 정도 있다가 나왔다. 이후 코로나19로 인해서 배우는데 많은 시간을 썼다. 경영학 석사를 공부했으며, 1년 반 동안 FIFA에서 TSG를 이끌었고, BBC나 ESPN 등에 출연하기도 했다. 감독을 맡지는 않았지만, 축구와 관련된 일을 계속해왔다.
- KFA로부터 처음 연락을 받았던 때가 언제인지. 취임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과 알고 지낸 지가 오래됐다. 아들이 한국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 출전하면서부터 관계가 이어졌다. 특히 작년에 열린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TSG로 활동하면서 정몽규 회장을 만났다.
더불어 TSG 멤버 중 한 명이었던 차두리와 함께 한국 경기를 보며, 한국의 경기와 관련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대표팀 감독직과 관련해 KFA와 면접도 여러 차례 진행했으며,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한국과 같이 일하기로 해 상당히 기대된다.
- 대표팀 코치진 구성은 어떻게 할 것인지.
한국과 유럽의 코치진 모두 선발할 것이다. 먼저 FC서울에서 업무를 맡고 있는 차두리를 선발한다. 그는 대표팀에서 테크니컬 어드바이저 역할을 수행할 것이며, 차두리를 통해 K리그와 한국 축구에 대한 지식을 많이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외에도 파울루 벤투 감독과 함께했던 김영민(마이클 킴) 코치를 비롯해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수석코치, 파올로 스트링가라 코치, 안드레아스 쾨프케 골키퍼 코치, 베르너 로이타드 코치가 팀에 합류한다. 이들이 서로 도우며 대표팀 운영을 진행할 계획이다.
- 지금까지 지켜봐 온 한국 축구에 대한 인상은 어떤지.
저는 월드컵이나 유로, 한국에서 열렸던 올림픽까지 직접 참가했다. 이번 한국 감독직을 맡게 되어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국가마다 뿌리가 있고 특성이 있는데, 이것이 축구에 녹아난다. 사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역사를 봤을 때 놀라운 점이 많다. 한국은 항상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고, 경기에서 배고픔과 투지를 보여줬다.
카타르 월드컵을 보면서 조금 더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은 믿음과 자신감을 통해 한 발짝 더 가는 부분이다. 독일은 이번 월드컵에서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였으나 강팀인 아르헨티나, 브라질, 스페인을 지켜봤을 때 끝까지 하려는 믿음과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제가 도움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넘어 토너먼트로 갈 수 있는 믿음을 서로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 공격적인 축구와 자신감을 강조했는데, 이와 관련해 토트넘 출신인 손흥민 선수가 부진하고 있다. 손흥민의 경기를 봤는지, 그리고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나?
토트넘의 전 선수로서 토트넘의 모든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손흥민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다. 월드컵 때 손흥민은 건강 문제로 어려움이 있었다. 모든 선수가 그렇듯이 지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2주 후에 선수들이 소집될 텐데, 다들 소집 후 대표팀에 대한 열망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한다.
팀을 운영하는 데 있어 대화와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고 있다. 이는 손흥민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에 해당한다. 소통을 통해 선수들에 대해 잘 알게 될 것이다. 각자 어떤 역할을 할지 더 많은 이야기와 동기부여를 하고, 격려할 예정이다.
- 바이에른 뮌헨에서 같이 뛰었던 필립 람이 자서전에서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 ‘체력 훈련만 했고, 전술적인 지시는 거의 없었다’며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반박할 부분이 있는지.
굉장히 일반적인 생각이라 생각한다. 팀의 여러 선수를 감독하다 보면 포지션에 따라 원하는 훈련이 다르다. 공격수는 공격 훈련을 원하고 수비수는 전술적인 훈련을 원할 수 있다. 수비수인 필립 람이 그런 관점에서 한 얘기라고 생각한다.
- 특별히 선호하는 선수 스타일이 있는지.
저는 축구 산업에서 40년 넘는 경력이 있다. 어린 선수들의 경우 10분만 보면 기술적인 부분들이 어느 정도 파악 가능하다. 한국의 U-20 선수들은 아시안컵이란 중요한 대회를 치르고 있다고 알고 있다.
축구에서 기술적인 부분은 기본적인 것이고, 이에 부가적으로 선수들의 특성과 자신감을 볼 것이다. 선수보다 중요한 게 팀이기 때문에 이 선수들이 팀 환경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가를 보겠다.
- 헤르타 베를린 시절 SNS로 사임 발표를 하는 기행이 있었다. 이런 기행이 반복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줄 수 있는지.
인생은 하루하루가 배움의 과정이다. 헤르타 베를린 때 일에 대해서는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말씀드린다. 이는 실수이고 경험의 일부라 생각한다. 사람이 10번 결정 중 10번 다 옳은 결정을 할 수 없다. 실수를 줄여 나가는 게 중요하다.
- 한국 대표팀은 월드컵을 준비하는 사이 감독이 경질되는 경우가 많았다. 벤투 감독 시절에는 4년 재임 기간을 지키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이를 어떻게 계승할 것인지.
벤투 감독에 대해서는 외부에 지켜봤을 때 대단한 일들을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팀에 긍정적인 부분을 많이 구축했다. 선수들과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얘기를 나눠 볼 계획이다. 이전의 팀 스타일을 지속적으로 갖고 가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수석코치인 헤어초크 코치가 한국에 같이 지내며 생활하는지.
저는 한국에서 상주하면서 지낼 것이다. 그러나 유럽 코치들은 각 나라에서 나폴리, 마요르카 경기를 보는 등 해외에서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고, 중간중간 합류해 업무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에는 ZOOM이라는 화상 회의 시스템도 있고, 모두가 물리적으로 한 공간에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선수가 있는 곳에 코치가 있어야 한다. K리그는 차두리, 김영민 코치와 함께 지켜보고, 유럽에 있는 코치들은 유럽에 뛰는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볼 것이다.
- 국내 팬들 사이에서 기대만큼 부정적인 여론이 있는데 이를 어떻게 극복하실 것인지.
간단하다. 감독은 경기와 결과로 평가받는다.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감독으로 오래 있기는 힘들 것이다. 국내 부정적인 여론을 경기와 결과로 이겨낼 수 있도록 하겠다.
- 헤르타 베를린과 결별 이후 많은 공부를 했다고 하는데, 이후 축구에 관한 가치관이 바뀐 게 있다면? 또한 지도자로서 커리어가 성공했다고 생각하시는지, 성공했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 정도가 될지.
100점 만점 중 몇 점인지에 대해 여러분이 점수를 주셨으면 좋겠다. 인생에 있어서 경험을 통해 배워 나가는 부분이 많다. 2년 전, 5년 전, 10년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 배움의 과정이다. 축구의 아름다움 중 하나가 세계 여러 사람을 만나며 배워 나가는 것이다. 저도 행운이었던 게 여러 국가에서 선수 생활했던 것이고, 이 과정에서 여러 사람을 만났다. 한국 대표팀으로 오게 돼 영광스럽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감독은 결과로 평가받는 자리다. 어제 인천에서 입국했을 때도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말씀드렸는데, 결과로써 평가받고 싶다.
- 아시안컵 우승을 말했는데 어쩌면 단기적인 목표다. 단기적인 목표 외에 감독님의 장기적인 목표는 무엇인지.
목표를 잡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팀과의 소통을 통해 모두 같은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남은 10개월 동안 선수들에게 알려줄 예정이다. 팀에게 트로피와 우승은 매우 중요하다. 단기적인 목표로 아시안컵 우승을 잡고, 이후에는 월드컵 예선 통과 후에 말하겠다. 한국은 2002년에 4강에 진출한 바 있다. 저도 당시 한국에 있었지만, 목표는 항상 높게 잡고 선수들에게도 할 수 있는 목표라고 강조할 것이다. 월드컵 4강이 대표팀의 중장기적인 목표가 될 것이다.
- 1-0보다 4-3으로 이기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히셨는데,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다득점해서 승리한 경기가 거의 없다. 클린스만호에서 다음 월드컵에서 한계를 깨고 2골 이상의 득점을 하고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볼 수 있을지.
저도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한국을 상대했다. 그 당시 한국이 세 번째 골까지 넣을 뻔 했는데 한계(2골 이상 득점)를 깨지 못해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한계는 충분히 깰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2골 이상을 기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국내 거주 여부가 매우 중요했는데 합의하신 게 맞는지. 주말에 있는 많은 K리그 경기 중 서울과 울산 경기를 관전하기로 선택한 이유가 있는지.
국내 상주 관련해서는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저는 운이 좋게 축구를 통해 여러 나라에서 생활할 수 있었다. 미국에는 딸 때문에 살 수 있었고, 이번에도 한국에서 살 기회가 왔다. 한국에 거주하면서 만날 사람과 문화, 그리고 경험을 기대한다.
FC서울과 울산현대의 경기를 관전하게 된 것은 단순 K리그 일정 때문에 선택한 것이다. 이후에는 다른 경기들도 다른 장소에서 계속 관전할 예정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 K리그에 대한 평가와 K리그 선수 중 눈여겨보고 있는 선수가 있는지.
K리그에 대한 평가는 아직 어렵다. 경기를 보고 몇 달 뒤에 말씀을 나누고 싶다. 3월 A매치 관련해서는 한국이 카타르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월드컵에 나섰던 명단을 위주로 구성할 예정이다.
- 카타르 월드컵에서 TSG로 활동할 때, 한국 경기 보면서 한국이 어떤 특징을 가진 팀이라 생각하셨는지. 장점과 보완할 점은 무엇인지.
한국이 펼친 4경기를 모두 봤다. 경기마다 디테일도 확인했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타이밍상 맞지 않다. 이 시점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을 만나 소통하면서 팀을 구성하는 것이다. 다가올 2, 3주 동안 대화와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장점과 보완할 점에 대해서는 추후 답변드리겠다.
- 다음 월드컵은 48개국이 출전하면서 아시아 출전권이 늘어난다. 그럼에도 한국은 최근 열린 아시아 지역 월드컵 예선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어떻게 이겨 나갈 것인지?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시아 팀들의 실력을 봤다. 그러나 어느 지역이든 예선은 어렵다. 예선에서 최선의 노력으로 점수를 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월드컵을 통해 많이 배우긴 했지만, 아시아 팀들을 상대하며 더 배워 나갈 예정이다. 미국 대표팀에 있을 때 지역 예선을 경험하며 배웠듯이 아시아 팀들에 대해 더 배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