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타임=편집국] 비록 1라운드에서 패해 FA컵 도전을 일찍 멈추게 됐지만, TNT는 단기적인 결과보다 장기적인 팀의 발전을 지향하고 있었다.
서울시 양천구를 연고지로 하는 서울TNTFC(TNT)는 프로에서 방출됐거나 경력이 단절된 20대 선수들이 재기를 꿈꾸는 K5리그 서울지역 소속 독립구단이다. 은퇴 후 다른 직장을 갖고 동호인으로 참여하는 일반적인 K5리그 팀과는 달리, TNT는 다시 프로무대에 도전하려는 20대 선수들이 주를 이룬다. TNT는 지난 2022 K5 챔피언십에서 8강에 진출하며 K5리그 상위 8팀에 주어지는 FA컵 진출권을 획득한 바 있다. 이어 5일 오후 서울 성내유수지축구장에서 펼쳐진 2023 하나원큐 FA컵 1라운드에 나서 분전했으나, 양주시민축구단에 1-2로 석패했다.
경기 후 이상우 감독은 “K5리그 소속된 팀들이 상위리그와의 FA컵 경기에서 스코어 차가 많이 났다. TNT는 그렇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기기 위해 준비했고 결과는 아쉽게 패했지만 경기력에 만족한다”며 운을 뗐다.
TNT 이상우 감독은 “2월에 양주와 연습경기를 한 이력이 있어 도움이 됐다. 상대는 미드필더 중원 지역에 숫자를 많이 두는 4-3-3 전술에 강점이 있다. 이를 통제하기 위해 우리는 3-4-3 전술을 꺼내 미들 지역에서 숫자 싸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자 했는데 이 판단이 좋았다”며 “덕분에 볼 점유율에도 앞섰고, 찬스도 많이 만들었다. 그러나 1대1 상황 득점 찬스에서 상대는 골을 넣고 우리는 못 넣었다. 그게 패인이었고 우리의 실력이었다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프로 선수 양성소’ TNT에서 재기를 꿈꾸는 이들
K5리그에 속한 구단들은 대부분 은퇴 후 개인의 직업을 갖고 동호인으로서 경기에 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TNT는 다르다. 다시 한 번 상위리그로 도전을 꿈꾸는 20대 선수들이 주를 이룬다. 군에 현역으로 복무한 뒤 다시 몸을 만들어 재기를 꿈꾸는 선수, 기량이 뛰어나지만 부상으로 인해 상위리그 진출 기회를 놓친 선수, 실력이 좋지만 생계가 어려워 잠시 은퇴했던 선수, 대학 졸업 후 취업이 되지 않고 갈 길을 잃은 선수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 모인다.
‘프로 선수 양성소’라는 별명에 걸맞게 TNT를 거쳐 해외 또는 상위리그에 진출한 사례도 많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구FC에 입단한 공격수 김영준 역시 TNT를 거쳤다. 수원삼성의 유스팀인 매탄중과 매탄고를 거친 그는 2018년 무릎 인대 부상으로 프로 진출이 무산됐고 이후 고양FC U-18을 거쳐 상지대로 진학했다. 대학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또 한 번 프로 진출 기회를 모색하던 그는 대학 생활을 1년만에 정리하고 나왔다. 이후 팀을 알아보던 중에 TNT 김태륭 단장에게 직접 연락해 입단 기회를 타진했다. 대구FC 김영준은 “TNT가 선수들의 재기를 돕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원래 친분이 있던 김태륭 단장님에게 직접 연락을 드려 팀에 입단했다. 매일 오전 진행되는 훈련과 매주 진행되는 연습경기를 통해 경기 감각을 유지할 수 있었고, 구단을 통해 포천시민축구단에서 제안이 와서 상위 리그로 이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FA컵 1라운드에서도 선발 출장했던 수비수 남윤재는 2001년생으로 K리그2 전남드래곤즈와 K3리그 경주한수원을 거쳐 TNT에 입단했다. TNT 이상우 감독은 “어린 선수이지만 여러 리그 경험이 많고 성실해 타의 모범이 되는 선수이다. 이번 6월에 말레이시아 리그로 이적을 앞두고 있는데, 해외 진출을 통해 개인적으로 더 성장하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K3리그 못지않은 인프라와 훈련 환경을 갖추다
TNT는 K5리그에 속해 있지만 인프라와 훈련 환경은 여느 K3리그 구단 못지않다. 매일 오전에 훈련을 진행하고 체력 담당 코치와 전임 감독이 있으며 숙소와 식당, 체육관까지 구비되어 있다. 마음만 먹으면 선수들이 다시 몸을 만들어 재기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다.
선수들은 K3, K4 등 상위리그와의 연습경기를 매주 2경기씩 한다는 점을 TNT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연습경기를 통해 90분 경기를 뛰며 실전 감각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FA컵 1라운드에서 상대한 양주시민축구단과도 2월 연습경기에서 맞붙어 2-2 무승부를 거뒀던 상대이다.
TNT 소속으로 몽골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다가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TNT에 돌아온 강충경은 “해외 리그에서 뛰어본 건 좋은 경험이었고, 지금 경기를 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며 “몽골 팀에서도 재계약 제안을 했는데 오히려 나는 TNT에 다시 오는 것을 선택했다. 여기서 한국에 있는 다른 팀들과 많은 경기를 하며, 다시 한 번 상위리그 진출을 꿈꿀 수 있다. 환경적으로는 여느 K3 구단 못지않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인 성적’보다 ‘장기적인 성장’을 중시하다
TNT 이상우 감독은 K5리그에 참여하게 된 배경에 대해 “TNT는 디비전을 활성화하고 장기적으로 선수들을 육성하고자 하는 비전을 갖고 있다. FA컵을 나갈 수 있고, K5리그에도 참여해 실전 감각을 다질 수 있다는 것이 선수들에게도 큰 메리트로 작용한다”며 “재기를 꿈꾸는 선수들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어 상위 리그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비록 FA컵 1라운드에서 패했지만 TNT는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었다. 단기적인 성적보다는 장기적으로 상위리그에 진출하는 더 많은 선수를 배출하고 이들이 TNT를 거쳐 개인적인 성장을 이루기를 바랐다. 이 감독은 “젊고 가능성 있는 이들이 자신의 진가를 펼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며 “이번 FA컵에서도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기 때문에 앞으로 개개인에게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나는 감독으로서 좋은 선수를 육성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