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김주영 의원, '0세 배당금 부자 4년간 3.6배 늘고 미성년 임대소득자는 연 2천만원 벌어'

K-양극화 시대의 내리사랑, 절세증여

[한국뉴스타임=명기자] 코로나19로 K자형 양극화가 심해져가고 있는 가운데, 증여와 상속을 통한 미성년자의 소득 증가세가 심상찮다. 미성년 자녀에 대한 조기 증여는 부자들의 절세 수단으로 꼽히며 양극화의 상징이 됐다. 부의 대물림이 심해져 노동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한편 다수 국민의 박탈감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의원(더불어민주당, 김포시갑)이 27일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2016~2019년 미성년자 배당소득 및 부동산 임대소득 현황’을 분석한 결과 만 18세 미만 미성년자가 벌어들인 배당소득과 임대소득이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9년 귀속 기준 0세~18세 17만2,942명이 전체 2,889억3,200만원의 배당소득을 올려 금액상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인 평균 연 167만원으로, 이전 해인 2018년에 비해서도 1인 평균 22만원 증가했고, 2016년에 비해서는 67% 증가했다. 특히 태어나자마자 배당소득을 벌어들인 0세는 2019년 귀속 기준 427명으로, 2016년 118명에 비해 3.62배나 늘어났다.

부동산 임대소득도 마찬가지다.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미성년자의 부동산임대소득 현황을 분석한 결과, 미성년 임대소득자는 매해 1인 평균 약 2천만원의 임대소득을 얻었다. 인원과 금액 자체도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자산 버블과 부동산 열풍에 이런 경향까지 더해져 증여 자체가 급증하면서 편법 증여와 탈루 역시 많아지고 있음은 물론, 합법적이더라도 ‘절세증여’라는 이름으로 조세정책의 소득 재분배 기능을 약화시키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조부모가 손주에게 증여하는 ‘세대생략 증여’ 또한 건수와 금액이 최근 5년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자산 가치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이니, 가산세를 내더라도 조기증여를 하면서 증여 절차도 한 번 줄이는 것이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전국의 세대생략 증여 건수 중 21%가, 금액으로 따지면 28%가 강남3구에서 일어난다. 부의 대물림이 더욱 공고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런 상황일수록 국세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그런데 2020년 감사원 감사에서, 서울지방국세청 소관 강남세무서 등 3개 세무서가 세대생략 증여 가산액을 누락하거나 잘못 산정해 신고한 6명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아 지적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 중 1명은 2017년 당시 만 17세로, 조부로부터 22억원을 증여받으면서 가산액 일부를 신고누락했다. 이렇게 누락돼 부과·징수되지 않은 증여세만 1억6천만원에 달했다.

김주영 의원은 “부의 대물림과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가, 조세정책의 핵심적 역할 중 하나인 소득 재분배 기능이 약해지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이후 K자 양극화가 벌어지며 날이 갈수록 노동의 가치까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재부와 국세청은 탈루와 편법 증여를 더욱 철저히 검증하고 엄정하게 대응해야 할 뿐만 아니라, 우리 시대의 재난이라 할 수 있는 ‘불평등’ 방역을 위해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