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연구원(원장 이수광)은 현재의 전 지구적 생태위기의 대응으로 논의되고 있는 탈성장 담론에 주목하여 「탈성장주의 교육의 의미와 가능성」 (연구책임자 부연구위원 남미자)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기후위기와 같은 전 지구적 생태위기의 원인을 경제성장중심 사회구조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현재의 심각한 기후재난을 야기했음에도 근대화 이후에 한 번도 의심받지 않은 성장주의 신화의 허구성을 밝혔다. 더불어 성장주의가 사회, 경제, 문화의 영역뿐 아니라 교육의 영역에서도 지배적인 이데올로기임을 교과서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경제성장이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척도로 여겨지게 된 데에는 산업혁명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고,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중심의 경제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자연스럽게 경제성장, 곧 GDP의 증가가 삶의 질로 직결된다는 신념이 공고화 되었다고 진단한다.
GDP는 전쟁, 범죄, 환경파괴에 의해서도 증가하고, 가사, 육아, 봉사활동 같은 무임금 노동의 가치를 계수하지 않을 뿐 아니라, 소득의 분배에도 무관심하다. 또한 전 세계의 GDP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자원의 고갈, 기후위기, 불평등의 심화 등의 전 지구적 문제는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경제성장이 삶의 질을 높여줄 거라는 신화로부터 탈피한 탈성장이 요구된다. 더불어 지금의 경제 성장은 소비와 직결되어 있는데 이 욕망은 결코 완전히 채워질 수 없는 것이기에, 결국 성장이라는 목표를 좇는 것은 끝이 없고 결코 달성할 수 없는 무의미한 목표를 좇는 것이다.
하지만 성장이 삶을 더 나아지게 할 것이라는 믿음은 여전히 지배적이다. 특히 교육은 계층이동 사다리로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성장 담론을 적극적으로 실천해왔다. 사회교과서 내에 기술된 성장 담론을 조사한 결과, 기업의 자유로운 경쟁과 이윤 추구를 선으로, 자유와 경쟁을 발전의 원천으로 기술하고 있었다. 또한, 개발과 성장을 위해서 자연을 도구적으로 묘사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를 부작용으로 축소하여 기술했다. 그러나 이제는 성장의 한계와 탈성장 담론이 우리 사회에 필연적이기에, 향후 교육과정의 대대적인 전환이 요구된다.
탈성장 담론에 교육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교육은 기존 세계의 질서를 전수하는 동시에, 기존 질서에 대한 비판을 토대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갈 가능성을 기른다. 그런 점에서 지금까지 교육이 의심 없이 성장주의 이데올로기만을 재생산했음을 반성하고, 성장주의에 의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탈성장주의 교육의 의미이다.
탈성장주의 교육은 결국 성장에 의존하지 않는 좋은 삶이 무엇인가를 계속해서 질문하고 교육의 장에서 그것을 실천하고 경험하는 것으로 이는 도덕과 윤리의 문제가 아닌, 인류의 생존에 관한 것이다. 교육의 과정을 통해서 자율적으로 자연, 공동체 등의 세상과 공생공락을 위한 삶을 실천하도록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기존의 학교교육의 문법 역시 탈성장의 관점으로 전환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