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손가락 끝은 왜 보고 있나
불가에 견월망지(見月亡指)라는 표현이 있다. 원문을 풀이하면 달을 봤으면 달을 가리키는 손을 잊으라는 뜻이다. 본질을 깨우쳤으면 수단들은 버려야 한다는 의미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깡패 이병헌이 대기업의 비리를 폭로하자 대기업의 비리보다 오히려 비리를 폭로한 이병헌의 과거 범죄경력이 폭로되면서 비난을 받는다.
당신은 정의를 말할 자격이 있나요?
통상 사회에서 99번의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1번의 선행을 하면 ‘개과천선’ 했다며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다.
반면 99번의 좋은 일을 한 사람이 1번의 범죄를 저지르면 비난은 몇 배로 가중된다.
과연 수 많은 범죄와 살인까지 저지른 살인자가 회개하여 성직자가 되었다면 유족은 용서를 할 수 있을까?
수년동안 어려운 여건에도 선행을 하면서 살던 사람이 1번의 잘못을 저질렀다고 비난 받아 마땅할까?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라고 했다.
뜻을 살펴보면 여기서 말하는 죄는 계획적인 사람의 죄가 아닌 우리의 의식이 감당할 수 없는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에 의해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일로서 죄 자체는 참작이 가능하여 용서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본인의 잘못을 반성하지도 않으면서 지속적으로 죄 짓는 자는 인면수심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한번의 잘못한 사람의 언행을 호도하여 전체를 평가하지 않았으면 한다.
어떠한 일에 잘 한일은 잘 했다고, 잘 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하면 된다.
함께 사는 지역사회에서 '내가 정의이고, 너는 부정이다.' 라고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았으면 한다.
지역의 현안에 찬성하면 찬성하는 대로 반대하면 반대하는 대로 상호간 인정하면 된다.
“니가 뭔데” “니 까짓게” “니가 그러니까 그렇게 사는거야” “너나 잘 해” 라는 마음에 상처 입히는 험한 말은 안했으면 한다.
누가 입바른 소리만 하고 싶을까.
그러나 누군가는 ‘아닌 건 아니다‘라고 입바른 소리를 해야만 한다.
그 누군가가 많으면 많을 수록 건강한 사회다.
잘 난 사람이건 못 난 사람이건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