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공공의료에 대한 수요의 증가와 그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지역마다 공공의료기관 확충이 강력히 요구되고 있다.
공공의료 수요의 확충은 이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응 단계를 넘어 초고령 사회에 국민의 총 의료비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공공의료기관은 기존 민간의료기관들이 기피하는 진료 및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여 국민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와 경기도 등 자료에 의하면 가평군은 인구 1천명 당 의사 수가 도내 평균인 2.4명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인력 부족뿐만 아니라 의료기관 부족현상이 심각하다.
특히, 가평군은 종합병원이 전무하다. 경기북부 인근 지역의 의료기관 현황을 보면 의정부, 파주, 포천에는 경기의료원이 있고, 양평에는 국립교통재활병원이 있으며, 구리에는 한양대학교병원, 남양주에는 종합병원 3개소가 입지해 있다.
2020년 3월 국토연구원의 응급의료 취약지역 분석 종합평가에서도, 가평군은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5등급 중 최하인 ‘매우취약지역’으로 분류되었다.
가평군은 2018년부터 지역 응급의료시설에 대해 지방보조금을 지속적으로 지원 중이나 현재 의료기관의 수급 상황에서는 의료서비스 질적 향상은 요원한 상태이다.
또한 군 자체적으로 열악한 응급의료 지원체계 마련을 위해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으나 혼자의 힘만으로 한계에 직면하고 있어 외부의 도움이 절실한 형편이다.
가평군은 면적이 광활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종합병원이 없어 심정지 환자나 중증외상 환자가 발생하면 이에 대한 대응이 어렵다. 가까운 근처에 지역 응급의료센터가 없다보니 치료는 엄두도 못 내고 인근 병원으로 전원시키는 중간역할을 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때문에 구급차로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도중에 골든타임을 놓쳐 소중한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심각한 상황에 번번이 노출되고 있다.
주민의 생명을 담보할 수 있는 양질의 의료기관 또는 응급의료기관 설립뿐만 아니라 획기적인 응급환자 이송체계 개선이 매우 시급하다.
지난 9월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에서 ‘북부지역 공공의료 확충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이번 용역에서 가평군의 열악한 지역의료 환경과 공공의료기관의 필요성이 반드시 반영되어 의료체계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가평군은 각종 정부정책에 의한 규제중복으로 수십 년간 일방적으로 희생을 당해온 지역이다. 반면 경기도나 중앙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등 국민수혜정책에 대해서는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
가평군 입장에서는 정말 불공정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공정하게 대우받는 것이 정의가 아닐까 생각한다. 미국의 철학자 ‘존 롤스’는 최소의 혜택을 받는 약자에게 가장 많은 분배의 이익을 주어야 한다는 ‘최소 수혜자 최대 이익원칙’이 정의라고 설파했다.
어느 지역에서 태어나든 차별받지 않고 개인적 성취와 기회를 얻으며 국민소득 수준에 걸맞은 삶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함은 당연하며 가평군처럼 경기도의 낙후지역의 경우 이러한 형평성이 더욱 고려되어야 한다.
여타 정책처럼 공공의료정책 만큼은 단순히 인구 수 비교나 정치적 이해 득실에 따라 반영되거나 결정되는 불합리한 사례가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의료서비스는 ‘생로병사’와 직결되는 주민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가평군의 열악한 의료 환경을 해소할 수 있는 공공의료기관이 가평군에 설치되어 군민 모두가 안심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찾아오길 희망해 본다.